종가베팅 후회를 2,521거래일로 검증했더니 — 맞았는데도 못 받는 수익

종가베팅으로 +1.5%를 내고도 “주도주를 할 걸” 하고 후회했습니다. 다음 날 그대로 해봤더니 손절했고, 2,521거래일로 확인해보니 이야기가 또 달랐습니다.

종가베팅은 장 마감 무렵에 사서 다음 날 아침에 파는 매매입니다. 밤사이 좋은 소식이 나오면 시가가 높게 시작하는데, 그 갭만 먹고 나오는 방식이에요.

직장인이 종가베팅을 하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장중에 화면을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3시 20분쯤 한 번 사고 다음 날 9시에 한 번 팔면 되니까 업무 시간과 겹치지 않아요. 저도 그래서 시작했습니다.

이걸 하고 나면 꼭 드는 생각이 있습니다. “그때 다른 걸 살 걸.” 저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그 후회를 다음 날 실제로 실행해봤고, 그 뒤에 10년치 데이터로 다시 확인해봤습니다. 세 번 다 답이 달랐습니다.

1. 그날 — 시장은 좋았고 내 종목은 못 따라갔습니다

2026년 8월 5일, 코스피는 장 초반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될 만큼 급등했습니다. 전날 야간선물이 좋았고 유가가 급락한 데다 미국 반도체가 강세였어요.

+3.76%
그날 코스피
6,598
코스피 종가
+1.10%
내가 들고 있던 종목

시장이 3.76% 오르는 동안 제 종목은 1.10% 올랐습니다. 종목 선택이 시장을 못 따라간 날이었습니다.

2. 왜 그 종목이었나 — 골랐다기보다 남은 걸 샀습니다

🚫 반도체 회피
다음 날 실적 발표가 있어 변수가 크다고 보고 제외
🤔 남은 선택지
테마를 이루지 않고 혼자 움직이는 개별주가 눈에 들어옴
⚠️ 스스로도 알았음
매수 시점에 이미 ‘일봉 자리는 안 좋다’고 적어둠
⚠️ 주의 고른 게 아니라 남은 걸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그 사실을 사는 순간에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기대했던 갭은 실제로 왔습니다. 다만 정규장이 아니라 프리마켓에서였어요.

구간 가격 전일 종가 대비
전일 종가 226,500 기준
프리마켓 고점 (08:00) 235,500 +3.97%
정규장 시가 (09:00) 227,000 +0.22%
정규장 저가 223,500 −1.32%
정규장 고가 234,000 +3.31%

프리마켓에서 4% 가까이 벌어진 갭이 개장하자마자 0.2%로 줄었습니다. 그리고 정규장 고가는 프리마켓 고점을 끝내 넘지 못했습니다. 아침 8시의 가격이 그날의 최고가였던 셈입니다.

여기서 프리마켓은 정규장이 열리기 전 8시 30분부터 거래되는 시간대입니다. 참여자가 적어서 물량이 얇고, 그래서 가격이 크게 튑니다. 문제는 거기서 붙은 가격이 정규장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이에요. 사람이 몰리면서 진짜 수급이 반영되면 대개 원래 자리로 돌아옵니다.

그날 수급을 보면 개인이 591억을 팔았고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10억·380억을 받았습니다. 아침에 오른 자리에서 개인이 나가고 있었다는 뜻입니다.

실제로는 고점을 놓치고 1~2% 구간에서 팔았다가, 분봉이 저점을 올려주길래 재매수하고, 급락에 추가 매수한 뒤 반등에서 정리해 +1.5%로 끝났습니다.

3. 그리고 매매일지 마지막 줄

“역시 주도테마를 했어야 했나보다.”

근거는 충분해 보였습니다. 그날 제 종목이 +1.10%일 때 그 주도주는 +14.4%였으니까요. 숫자만 보면 반박할 여지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바로 다음 날 그 후회대로 해봤습니다. 같은 방식으로 그 주도주를 종가베팅했어요. 이번엔 피할 이유도 없었고 흐름도 가장 좋은 종목이었습니다.

그런데 밤사이 실적 발표 뒤 나스닥이 밀렸고 야간선물도 빠졌습니다. 아침은 갭하락으로 시작했고, 반등을 기다렸지만 전날 저점을 깨는 급락이 나와 거기서 손절했습니다. 그 종목은 그날 종가 기준 −9.4%, 장중 저가로는 −11%까지 밀렸습니다.

날짜 산 종목 결과
8월 5일 비주도 개별주 +1.5%
8월 6일 주도주 (후회했던 그 종목) 갭하락 후 손절

여기까지가 원래 이 글의 내용이었고, 결론은 “후회는 결과를 보고 만든 가설이었다”였습니다. 그런데 표본이 이틀입니다. 이틀로 결론을 내는 건 제가 다른 글에서 계속 하지 말자고 했던 일이에요.

그래서 2,521거래일로 다시 봤습니다

4. 데이터로 보니 제 후회가 맞았습니다

2016년부터 2026년까지 2,521거래일을 대상으로, 그날 상승률 상위 30종목을 종가에 사서 다음 날 시가에 파는 걸 전부 계산했습니다. 거래대금 1억 이상, 왕복비용 0.2% 차감입니다.

그날 산 종목 다음 날 시가 매도 다음 날 종가 매도 승률
전체 평균 −0.078% −0.157% 50.0%
상승률 1~30위 (주도주) +1.098% +0.145% 78.3%
상승률 31~100위 +0.127% −0.166% 62.5%
상승률 중위권 −0.131% −0.157% 41.4%
하락률 상위 30 −0.134% −0.447% 46.6%

주도주 쪽이 압도적으로 좋습니다. 평균 +1.098%에 승률 78.3%입니다. 연도별로 봐도 11년 내내 플러스였어요 (+0.57% ~ +2.96%).

즉 제 후회는 통계적으로는 맞는 말이었습니다. 그날 주도주를 샀다면 평균적으로는 더 나았을 겁니다. 이틀치로 “후회가 틀렸다”고 결론 냈던 게 성급했던 거죠.

그런데 이 표를 더 뜯어보니, 맞는 말인데도 제가 받을 수 없는 수익이라는 게 세 가지 방향에서 나왔습니다.

5. 그런데 세 가지가 걸립니다

첫째, 수익이 전부 갭에만 있습니다. 같은 종목을 다음 날 종가까지 들고 있으면 +1.098%가 +0.145%로 줄어듭니다. 아침에 벌어진 걸 장중에 거의 다 반납한다는 뜻이에요. 제가 8월 5일에 겪은 것과 정확히 같습니다 — 아침 8시가 최고가였고 그 뒤로는 흘렀습니다.

이건 종가베팅이라는 방식에 정확한 청산 시각이 붙어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아침에 안 팔면 전략이 아니게 돼요. “조금 더 오를 것 같은데” 하고 들고 있으면 +1.098%짜리가 +0.145%짜리로 바뀝니다. 그런데 아침 9시에 기계적으로 파는 건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갭이 좋게 뜬 날은 더 갈 것 같고, 나쁘게 뜬 날은 회복을 기다리게 되니까요.

둘째, 그 종목들을 살 수가 없습니다. 상승률 상위 30종목의 그날 평균 등락은 +16.42%입니다. 실제로 뜯어보니 이랬습니다.

그날 등락 비중 종가에 살 수 있나
+29.5% 이상 (상한가) 15.9% 사실상 불가 — 매도 호가가 없음
+20 ~ 29.5% 9.5% 어려움 — 물량이 얇음
나머지 74.6% 가능

상한가에 락이 걸리면 팔겠다는 사람이 사라집니다. 국내 주식은 하루 상승폭이 +30%로 제한돼 있는데, 거기까지 가면 그 위 가격에 주문을 낼 수가 없습니다. 사려는 줄만 길게 서고 매도 호가창은 텅 비어요. 그 줄 뒤에 서면 그날 안에 차례가 안 옵니다.

그러니 백테스트가 “종가에 샀다”고 계산해도 실제로는 주문이 체결되지 않습니다. 저는 이걸 반대 방향에서도 겪은 적이 있습니다. 제가 만든 봇이 상한가에 묶인 종목을 팔지 못해서 며칠을 그냥 들고 있었거든요. 상한가에서는 사지도 팔지도 못한다는 같은 사실의 양면입니다.

이런 종목이 상위 30에서 15.9%를 차지합니다. 그리고 하필 그 종목들이 다음 날 갭을 제일 크게 냅니다. 그날 +30%까지 간 종목이 다음 날도 강하게 출발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죠. 백테스트 평균을 끌어올리는 것도 그 종목들이고요.

그래서 상한가와 +20% 이상 종목을 빼고 다시 계산했습니다.

전체 상위 30
1.1% (다음 날 시가 매도)
상한가·+20%↑ 제외
0.1% (다음 날 시가 매도)

+1.098%가 +0.106%가 됩니다. 90%가 사라졌어요. 이 전략의 수익은 사실상 살 수 없는 종목에서 나오고 있었습니다. 남은 +0.106%는 슬리피지를 조금만 더 잡아도 없어지는 크기고요.

셋째, 78.3%의 반대편이 있습니다. 다섯 번에 한 번은 집니다. 그리고 질 때는 크게 집니다 — 하위 5%가 −1.13%, 최악의 하루는 −15.09%였습니다. 이건 30종목 평균이니, 한 종목만 골랐다면 편차는 훨씬 큽니다.

제가 8월 6일에 걸린 게 그 21.7%입니다. 평균이 좋다는 걸 알아도 한 번의 매매는 평균이 아닙니다. 30종목을 다 사서 매일 반복해야 그 평균에 가까워지는데, 저는 한 종목을 한 번 샀습니다.

6. 그래서 무엇이 남았나

✅ 후회는 맞았다
주도주 쪽 평균이 실제로 더 좋았습니다 (11년 내내)
🚧 그래도 못 받는다
수익의 90%가 살 수 없는 종목에서 나옵니다
🎲 한 번은 평균이 아니다
다섯 번에 한 번은 지고, 저는 거기 걸렸습니다

처음에 저는 “후회가 틀렸다”고 결론 냈습니다. 데이터를 보니 후회 자체는 맞았습니다. 그런데 맞았다고 해서 그대로 하면 됐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었어요.

이게 이번에 얻은 게 아닌가 싶습니다. 후회의 내용이 맞느냐 틀리냐는 생각보다 중요하지 않습니다. 맞는 후회도 실행할 수 없으면 소용이 없고, 실행할 수 있어도 한 번의 결과는 평균과 다르니까요.

그러면 8월 5일에 진짜 복기할 지점은 무엇이었을까요. 주도주를 안 산 게 아니라, 매수 시점에 이미 “일봉 자리가 안 좋다”고 알고 있었는데 산 것입니다. 그건 결과와 상관없이 잘못된 판단이었어요. 그날 +1.5%가 났어도 그렇습니다.

사실 그날 결과가 좋았기 때문에 이걸 더 못 봤습니다. +1.5%가 났으니 매매 자체는 성공이었고, 그래서 불만이 ‘종목을 잘못 골랐다’로만 갔습니다. 만약 그날 손실이 났다면 아마 “자리가 안 좋은 걸 알면서 샀다”는 걸 먼저 적었을 거예요. 같은 잘못이 결과에 따라 보이기도 하고 안 보이기도 합니다.

🔑 핵심 결과가 좋으면 잘못된 판단이 묻히고, 결과가 나쁘면 엉뚱한 걸 반성하게 됩니다. 8월 5일에 제가 반성한 건 종목 선택이었는데, 실제로 잘못한 건 ‘아니라고 생각하면서 산 것’이었습니다.
  • ✓매수 근거를 사기 전에 적는다 — 사고 나서 쓰면 결과에 맞춰 각색됩니다
  • ✓‘남은 걸 고른’ 건 아닌지 본다 — 소거법으로 남은 종목은 근거가 아닙니다
  • ✓후회는 가설로 취급한다 — 맞는지 확인하기 전까지는 교훈이 아닙니다
  • ✓맞는 가설도 체결 가능한지 따진다 — 상한가 종목은 백테스트에서만 살 수 있습니다
  • ✓한 번의 결과로 규칙을 바꾸지 않는다 — 승률 78%짜리도 다섯 번에 한 번은 집니다

이 검증의 한계

위 계산은 매일 30종목을 동일 금액으로 다 사는 가정입니다. 실제로 그렇게 하는 사람은 없고, 자금과 수수료를 생각하면 현실적이지도 않습니다. 한 종목만 고른다면 결과의 편차가 훨씬 큽니다.

왕복 비용도 0.2%만 뺐습니다. 급등한 종목의 종가 매수와 시가 매도는 실제 슬리피지가 이보다 큽니다. 그걸 반영하면 위의 +0.106%는 마이너스로 내려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주도주’를 그날 상승률 상위 30으로 정의한 것도 하나의 선택입니다. 실제로 시장에서 주도주라고 부르는 건 며칠 연속 강한 테마의 대장주에 가깝지, 하루 급등한 종목이 아닙니다. 정의를 바꾸면 결과도 달라집니다.

그리고 8월 5일·6일 이야기는 제 이틀치 기록입니다. 일반화할 표본이 아닙니다.

⏱ 3줄 요약
  • 종가베팅으로 +1.5%를 내고도 ‘주도주를 할 걸’ 후회했고, 다음 날 그대로 했다가 손절했습니다
  • 2,521거래일로 확인해보니 주도주 종가베팅은 평균 +1.098%, 승률 78.3% — 후회가 맞았습니다
  • 그런데 그 수익의 90%가 상한가처럼 살 수 없는 종목에서 나왔습니다 (제외 시 +0.106%)
  • 맞는 후회도 실행할 수 없으면 소용없고, 한 번의 결과는 평균이 아닙니다

시간외·프리마켓 거래 제도와 가격제한폭은 한국거래소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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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개인의 매매 기록과 공개 시세 데이터를 정리한 것으로,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언급된 종목과 수치는 판단 과정을 설명하기 위한 사례이며 동일한 결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백테스트 결과에는 실제 체결 가능성과 슬리피지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최종 판단과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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